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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잡학

급똥의 철학: 인간은 어디서든 해결해야 한다 Part 1

by iamjabez 2025. 2. 19.

 

🚽 화장실에 가고 싶은 순간은 아무 때나 찾아 온다.

 

“아빠, 쉬 마려워.”
괌 여행 중 가이드가 운전하는 차를 타고 가다가 딸이 외친다.
"그럼 아까 차 세웠을 때 갔다 와야지!"
"그땐 안 마려웠단 말이야."

이 대화, 어디서 많이 들어봤다. 여행길마다 반복되는 이 화장실 문제. 이번 괌 여행에서도 예외는 아니었다.

그런데 여행 중 화장실 하면 떠오르는 나의 인생 에피소드가 있다.


🚍 오스트리아 국도에서의 신선하고 충격적인 풍경

 

몇 년 전, 오스트리아 출장 중이었다. 잘츠부르크에서 빈으로 가는 길, 큰 사고가 나면서 고속도로가 마비됐고, 모든 차량이 국도로 우회했다. 문제는 고속도로에는 휴게소가 있지만, 국도는 그딴 거 없다는 사실이었다.

오래 정체되자 버스 기사가 결국 차를 세웠다. 나도 오줌이 급했던 터라 기회다 싶어 내렸다. 그런데 갑자기 기사 아저씨가 큰 소리로 외쳤다.

“모두 다 내려주시기 바랍니다!”

왜? 안 내리고 싶은 사람도 있을 텐데? 🤨
그러나 버스에서 내린 순간, 남자 승객들이 하나같이 들판을 향해 전력 질주하기 시작했다.

"뭐지? 화장실이 있나?"
혹시 내 눈에 보이지 않는 신비한 화장실이라도 있는 건가 싶어 나도 질주했다.

100미터쯤 달렸을까? 앞서 뛰던 남자들이 멈췄다. 그리고… 일제히 바지 지퍼를 내렸다.

"아… 여기에서 볼 일을 봐도 되는가 보다."
나도 그냥 분위기에 맞춰 볼일을 해결했다.

그리고 뒤를 돌아봤다.
그런데 버스 옆에… 여자들이 쪼그려 앉아 있었다.

"헉…!"
신선한 충격이었다.

알고 보니 남자들이 멀리까지 뛰어간 이유는 여자들이 편하게 볼일을 보도록 배려하기 위해서였다. 🤯
우리는 반대다. 여자가 뛰고, 남자는 차 옆에서 해결한다.
문화 차이란 게 이런 건가 싶었다.


⛰️ 산똥 클럽, 가입해 보셨나요?

 

비밀스러운 클럽이 있다. 이름하야 "산똥 클럽".

가입 조건?
👉 산에서 화장실이 아닌 곳에서 대변을 본 경험이 있는 사람.
👉 연회비 없음.
👉 누가 회원인지도 모름.
👉 (근데 가입자는 엄청 많음ㅋㅋ)

내가 직장 생활할 때 꼰대짓 한답시고 등산을 자주 다녔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이 클럽 멤버가 되어버렸다.

  • 최 부장: 한라산에서 가입
  • 심 부장: 영암 월출산에서 가입
  • : 설악산에서 가입

내가 어쩔 수 없이 가입하게 된 것은, 설악산 등산 전날 맛있는 회를 앞에두고 참을 수 없어 술과 함께 먹었다가 장트러블이 생겨 산행도중에 장에서 SOS를 때렸기 때문이다. .
잽싸게 등산로에서 벗어나 숲 속에서 적당한 자리를 찾은 순간… 이미 가입한 클럽 멤버의 흔적이 그대로 남아 있었다.
"우이씨!!🤢"
이후로 등산 전날 술은 절대 안 마신다.


🏔️ 에베레스트의 똥 문제와 ‘똥 봉투’ 의무화

 

히말라야에서도 산똥 클럽 멤버들이 넘쳐났던 모양이다.

이 은밀한 클럽 멤버들 때문에 네팔 에베레스트 관리 단체는 에베레스트를 오르는 등반가들에게 자기 배설물을 담아 오는 똥 봉투지참을 의무화했다.

한 해에도 수 백 명이 에베레스트에 도전하면서 관리가 어려운 높은 고도에 똥이 다량으로 쌓이자 관리단체가 이런 결정을 내린 것이었다. 이 봉투는 5회에서 6회 정도 사용할 수 있는데 1인당 두 개씩 지급한다고 한다. 봉투에 용변을 보면 안에 있는 분말과 화학물질에 의해 똥이 굳고 냄새가 별로 나지 않는다고 한다.

이 조치가 본격적으로 시행되면 에베레스트와 로체를 오르는 사람들은 베이스캠프에서 배설물을 담는 똥 봉투를 구입한 뒤, 목표 지점을 찍고 베이스캠프에 돌아온 뒤에는 봉투의 내용물을 검사받아야 한다.

 

! 똥 좀 봅시다!”

“2주 동안 이거밖에 못쌌습니까? 어디 다른데 싼 것 아닙니까?”

아뇨. 절대로! 그냥 변비가 심해서요. 죄송합니다.”

 

에베레스트에 도전하는 사람들은 산에서 평균 2주 정도 머문다고 한다. 베이스캠프에는 그나마 화장실이라고 부를 만한 것이 있고 비교적 낮은 고도에서는 땅을 파서 간이 화장실을 만든다고 한다. 하지만 고도가 높아질수록 눈이 높게 쌓이거나 땅이 굳어 있어 땅을 파기도 어려워 엉덩이가 얼어붙는 것을 각오하고 용변을 봐야 한다.

이렇게 얼어버린 용변이 거의 3톤쯤 된다고 하니 와! 눈사태가 일어나면 똥 사태도 함께 날 것 같고 재수 없으면 똥에 맞아 죽는 사람도 생길 것 같다.


💩 평생 싼 똥의 무게는 얼마일까?

문득 궁금했다.
"사람이 80살까지 싸는 똥의 총무게는 얼마일까?"

👉 평균 5.84톤!

헉… 에베레스트에 쌓인 똥보다 많다!
🚗 자동차로 치면 소나타 6대 무게다.


딸내미 화장실에 급하다는 말에 별생각을 다해 봤다. ㅎㅎㅎ.